전기자동차, 슈퍼카의 영역을 잠식하...나? 탈것뭉치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테슬라 로드스터라는 전기차가 있습니다.
로터스 엘리제의 섀시를 바탕으로 해 괜찮은 완성도를 지향한 이 전기차는 기본적인 구조와 편의장비 면에서 원 모델인 로터스 엘리제에 필적하며, 최고속도는 130mph로 조금 낮은 편이지만, 모터 특유의 강한 토크 덕에 0-100km 가속에 소요되는 시간은 슈퍼카에 필적하는 3.7초 이하입니다.
동력원은 독자적인 53kw 의 리튬 이온 배터리와 3Phase 4Pole AC 교류 모터이고, 최대 출력은 185kw, 일반적인 마력 단위로 환산할 경우 248마력 가량의 힘을 냅니다.
최대 주행거리는 250마일...즉 402km 에 달하며, 가정전원 기준으로 3시간 30분 내에 충전이 완료됩니다.
테슬라 로드스터는 전기차 특유의 묵직한 구동계를 갖추고 있음에도, 철저한 경량화를 추구한 베이스 모델 엘리제 특유의 구조 덕에,중량을 1220kg 으로 억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덕분에 엘리제만큼 날카롭지는 않더라도 스포츠카라고 할 만한 감각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외려 토크감과 그립이 좋아서 엘리제와는 다른 맛이 난다는 평도 있습니다.
지난 해부터 생산되기 시작한 테슬라 로드스터의 가격은 9만 8000달러. 얼마전까지는 1억 가량이었습니다만 요즘 기준으로는 1억 3764만원 가량 합니다. (...)
좀 비싸지만 가내수공업 수준의 소량생산이라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일반 차량에 비해 딱히 비싸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실제로 차 특유의 고성능과 낮은 유지비 덕에 상당히 많은 주문량이 밀려 있기도 합니다.

영국 아저씨들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지난 해 런던 모터쇼를 통해 라이트닝 GT EV라는 이름의 전기 슈퍼카를 등장시켰습니다.
재규어를 연상시키는 늘씬한 GT 스타일을 자랑하는 이 슈퍼카는 꽤나 긴 전통을 자랑하는 뒷마당 아저씨들인 Ronart 의 손을 거쳐 나온 물건입니다.
본격적인 고급 GT 를 표방하며 홈페이지에서조차 재규어 XKR 과 대놓고 성능을 비교하는 이 전기 슈퍼카는, 네 바퀴에 각각 120kw 급 모터를 하나씩 하사하사 총 480kw, 즉 650마력 이상의 출력을 자랑합니다. 표기법에 따라서는 700마력급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중량 배분 역시 슈퍼카의 절도를 지키사 48:52 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토크도 76.45kg.
수치만 보면 무슨 대배기량 슈퍼카 브로셔 보는줄 알겠네요.
출력이 출력인지라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육중할 것으로 추정되는) 묵직한 중량에도 불구하고 0-100km 가속 4초 플랫의 고성능을 자랑합니다. 최고속도는 조금 아쉽지만 테슬라와 같은 130mph 입니다.
리튬-나노 티타늄이라는 특이한 배터리는 일반적인 배터리보다 수명이 길고, 최대충전시 정속주행 기준 463km 의 주행거리를 자랑합니다. 완충이 아닌 80% 충전은 10분 가량이 소모될 뿐이라고 하네요.
보디 역시 카본은 물론 캐블라까지 써서 정중하게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내장 역시 굉~장히 화려한 편이고요.
체급에서 보시다시피 라이트닝이 도전한 세그먼트는 차의 가격만 수억원대에 달하는 터라 이미 전기를 통한 경재성을 운운할 레벨이 아닙니다. 이만한 GT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주유소에 들를때마다 플래티넘 카드를 내밀며 "프리미엄 가득!" 을 외칠 수 있을 테니 말이지요. (아마도)
라이트닝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모델들과 대등하거나 그 이상의 품질, 성능, 그리고 개성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런던 모터쇼의 평이나 소수의 시승사례, 그리고 2010년으로 예정된 판매를 기다리는 대기수요만을 본다면, 라이트닝 역시 테슬라에 필적하는 성공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평할 만 합니다.


미국의 슈퍼카 업체인 Shelby SuperCars, 일명 SSC 역시 전기차 업계에 손을 뻗고 있습니다
SSC 가 손을 댄 자사의 Ultimate Aero 시리즈 슈퍼카는 이미 최고시속 413.84km/h 로 코닉세그 CCXR 과 부가티 베이론을 제치고 양산차 최고속도 기록을 갱신한 괴수입니다. 출력 역시 1183마력으로 양산차 최고 기록을 마크하고 있습니다.
이런 괴수의 전기차 버전이 범연할 리 없지요. SSC Ultimate Aero EV 는 후륜에 각각 500hp 급 모터 둘을 달아 최대 1000hp 의 출력을 자랑합니다. 0~100km 가속은 2.5초로 세계기록 보유차인 원 모델에 비해서도 0.1초 가량 빠르고, 최고속도 역시 200mph. 320km 가량으로 원조 Ultimate Aero 시리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슈퍼카라 불러 마땅한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찬양하라!)
SSC 에 따르면 냉각구조가 필연적으로 간소화 될수밖에 없어서 에어로 다이내믹스에 유리하고, 그래서 모터와 전원계에 약간의 발전만 있다면 Ultimate Aero 의 속도기록을 경신할수도 있다는군요. (...아저씨들, 얼마 전까진 UA 가 이론최고속도 450이라고 하지 않았던가요)
양산이 현실화 된다면 SSC Ultimate Aero EV 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양산" 전기차 타이틀을 거머쥐게 됩니다.
(참고로 모든 전기차 가운데 최고의 기록은 일본 게이오 대학의 ELIICA 가 나르도에서 기록한 370km)
그리고 AESP(All-Electric Scalable Powertrain) 라 불리는 SSC Ultimate EV 의 구동계는 혁신적인 급속충전 시스템을 채용해, 10분간 110V 전원에 접속하는것만으로 200마일 가량의 정속 주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완충시에는 250마일 이상도 예상된다고 하네요.
물론 명색이 슈퍼카인 만큼 가격은 아득한 억대에서 놀 듯 합니다만, 페라리도 관광보낼법한 무시무시한 포스의 전기차라는 것은 굉장히 신선한 존재임이 분명합니다.

바이크 업계에서도 비슷한 도전이 이뤄지도 있습니다. Mission 이라는 업체에서는 Mission One EV 라는 새로운 전기구동 스포츠 바이크를 공개했는데, 이녀석 역시 매우 강력한 퍼포먼스를 자랑합니다.
이 녀석의 최고속도는 150mph...즉 240km/h. 그리고 모터의 특성 상 가동 즉시부터 고회전영역까지 시종일관 100lb/ft 의 토크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고회전 영역이 6500rpm 이라고 하니 대충 125마력 가량의 출력을 확보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괴수같은 리터급 바이크들과 비교하면 모자라지만, 기존의 전기 스쿠터들을 생각하면 무시무시한 진보라는 말밖에 할 수 없네요. 나름대로는 스포츠급이고 말이죠.
대신 배터리 자체를 소형 경량화 하는데 주력하는 바람에, 주행거리는 150마일 가량 확보했지만, 완전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이 2시간으로 조금 긴 편입니다.
하지만 꽤나 스포티한 성능이나 어디서든 충전이 가능한 충전용 전원, 그리고 Yves behar 가 펜을 들이댄 쓸만한 디자인 같은 요소들을 감안한다면 꽤나 매력적인 바이크라는 점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가격은 무려 6만 9천 달러, 그나마도 50대 한정입니다. 다만 Mission 측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고성능 전기 바이크를 개선해 출시할 예정이라네요.

앞서 언급된 전기차/바이크의 공통점은 처음부터 자신이 목표로 한 영역 내에서 정면 대결을 선택했다는 점입니다.
스포츠카로 출시되는 차량의 주요 판단 기준은 성능과 개성이 되어야 하며, 경재성은 부차적인 문제 내지는 홍보성 해외토픽 제공용 자료 정도라는 것이 테슬라나 로나트, SSC 같은 업체들의 기본 입장입니다.
이 아저씨들은 고객들이 "불편을 감수하길 꺼린다" 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북미에서 프리우스 붐이 일어났다고 하지만 그건 유가폭등과 세금감면, 고속도로 통행편의 같은 특수성 때문이지, 엘 고어의 불편한 진실 보고 손수건을 눈물로 적시는 환경주의자들이 바퀴벌레마냥 폭증해서가 아닙니다.
당장 남극 오존층이 뚫리건 화석연료가 수십년 내에 결단나건, 대부분의 고객들은 "일단 자신의 차를 고를 때에는" 공익을 위한 손해 보다는 자신을 위한 0.5마력과 가죽 시트, 그리고 저렴한 가격이나 인센티브를 중시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성" 이나 "환경보호" 가 아닌 "성능" 과 "품질" "개성" 을 택하는 새로운 전기차들, 특히 슈퍼카의 영역에 도전하는 전기차들은 꽤나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일단 고객층이 가격에 큰 구애를 받지 않는데다 새로운 (혹은 자랑거리가 될만한) 기술에 민감하고,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여서 쉽게 새로운 공정이나 기술을 적용할 수가 있습니다. 게다가 생산량에 비해 매체노출률이 높아 전기차 자체의 이미지 개선과 그 파급효과 역시 상당한 편입니다.
물론 전기차의 본격적인 사회 진입은 페밀리카 영역에서 완성되겠습니다만...기술적 완성이나 경쟁력 확보와 같은 핵심적인 과정은 골프카트같은 장난감이 아니라, 이런 스포츠카 영역에서 진행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냥.

덧글

  • DEEPle 2009/02/13 11:16 #

    전기 자동차 싸질때까지 기다렸다가 사야죵 ~

    전기차라면 석유가 떨어지더라도 꽤나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요.
  • Luthien 2009/02/15 05:06 #

    발전소를 무엇으로 돌리냐는 문제도...:p
  • 아방가르드 2009/02/13 12:20 #

    충전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좀 한계로군요.. 지금까지의 단계라면 전기차는 기름 넣고 달리는 차를 가졌다는 전제 하에 굴릴 수 있는 현실적 한계를 가지겠지만, 기술 발전만 따른다면, 얼마든지 발전 잠재력이 크지요. 이미 수많은 해외 유명인사들도 '나는 자동차를 타지만 환경에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다'라는 것을 각종 전기차를 굴리면서 표현하고 있기도 하구요..
  • Luthien 2009/02/15 05:06 #

    사실 주유소급 인프라를 확보할 수만 있다면 표준화된 배터리 팩을 바로바로 교체하게 설계하는 것만으로도 해결될 일입니다마는... :D
  • 제드 2009/02/13 15:11 #

    전기차..다 좋지만 아무래도 엔진소리를 포기한다는건 아쉽기 그지 없는지라.
  • Luthien 2009/02/15 05:07 #

    개인적으로는 고속주행시에 슈투카에 사용하던 사이렌 같은 걸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 Eraser 2009/02/13 15:51 #

    [..환경주의자들이 바퀴벌레마냥 폭증해서가 아닙니다...]

    //오오 바퀴벌레 오오 (...) 그런데 직류모터가 아니라 교류모터도 저만한 성능을 낼 수 있는게 신기하군요.

    (교류 호환성 문제도 있겠지만..)
  • Luthien 2009/02/15 05:07 #

    네, 요즘 발달이 워낙 빨라서요
  • 개발부장 2009/02/13 17:09 #

    뭐, 암튼 '시간과 예산이 조금만 더 있으면' 저 정도까지도 할 수 있군요...
    최근들어 제트엔진 단 자동차나 에어바이크가 끌려요.
    냥.
  • Luthien 2009/02/15 05:07 #

    시간과 예산은 진리입니다
  • 레인 2009/02/13 18:45 #

    뭔가 기술은 무지막지한 스피드로 진보되고 있다는 생각만 드는군요
  • Luthien 2009/02/15 05:07 #

    그런데 눈에 띄지 않는다 뿐이지 의외로 점진적입니다
  • Bluegazer 2009/02/13 19:46 #

    본문은 진지하게 읽었는데 '냥'에 엄청나게 신경이 쓰이는 1人(...)
  • Luthien 2009/02/15 05:07 #

  • 우꼬 2009/02/13 19:53 # 삭제

    어쩌면 미래엔 가짜 엔진소리가 첨가된 전기 스포츠카들이 굴러다닐지도 모르겠네요.
  • Luthien 2009/02/15 05:08 #

    사실 엔진소리 말고도 매력적인 음색이 꽤...
  • 별빛수정 2009/02/13 22:54 #

    전기자동차를 좋아하는 제겐 흐뭇한 소식이네요:) 개인적으로 전기 F1을 보는 게 소원이예요. 전 엔진소리보다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더 좋아요(...)
  • Luthien 2009/02/15 05:08 #

    모터음은 쓰- 아닌가요? (조금 다른듯 하지만)
  • 별빛수정 2009/02/15 12:41 #

    네^^;; 그 위잉~ 하는 조용한 소리를 좋아하거든요(...) 특히 원심분리기 돌아가는 소리(...)
  • 여행자 2009/02/14 02:50 # 삭제

    별빛수정님//안그래도 컨셉이나마 E0라는 전기포뮬라가 있습니다... 조만간나오겠죠 배터리기술이 몇년전보다 훨씬진보했으니말이죠. 우꼬//하이브리드차량에 엔진음넣는다는군요... 아시겠지만 저속에선 모터만작동되서 보행자들이 차가오는지몰라서 다칠위험이 있어서라는군요. 마지막으로 어설픈 환경보호&동물호보주의자는 토나오는... 다큐같은거나 몇개보고 설레발쳐서 말이죠. 당장은 전기차의 양산이 어려우니 내연기관의 연비향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큰차대신 작은차를 구매한다면 더좋겟죠......
  • Luthien 2009/02/15 05:09 #

    (먼산)
  • 여행자 2009/02/16 13:41 # 삭제

    ㅈㅅ
  • 빠대 2009/02/17 07:56 #

    아니 솔직히 수천 킬로와트급을 10분 내에 충전이라니, 가정용 전력이 무슨 발전소 직렬인 줄 아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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