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결승전에 대한 개인감상 간단히 정리. 메모뭉치



1. 전반적으로 봉중근 공끝이 앞선 두 차례만 못했던 건 사실이지만, 봉중근 보다는 박경완이 읽힌듯. 볼배합의 변화를 줬음에도 결국 2-3루간 루상 타구들이 나왔다는 건 특정구질 나올거란 걸 알고 노려쳤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
개인적으로 진갑용이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
 덕분에 종전에 아웃카운트 절반 이상을 플라이로 잡아대던 김현수는 거의 개점휴업.
그래도 일본의 주루 견재와 전반적인 조율 면에선 매우 훈늉. 설령 읽혔다 해도 한방에 무너진 것도 아니 뭐라고 하기는 어려울 듯.

2. 결국 키플레이어는 수비에서의 이범호와 박기혁. 대체로 준수했으나 위치선정과 송구에서 약간씩 문제를 드러냈음. 다만 그만큼 공격에서 뛰어줬으니 불만은 없음. 이범호의 적시타들이야 영양가를 논하기가 민망한 명품이고, 박기혁도 적시에 볼넷을 잘 골라냈음.

3. 고영민의 실점시 에러는 애초에 글러브라도 갖다대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 편할듯. 다리 잡아채이면서도 제대로 송구했다는 건 집중력은 살아있었다는 증거. 추신수의 뒷마당 백업은 매우 유효. 추신수 없었으면 분명 두 점은 더 나갔음. 한점도 추신수 홈런으로 따라갔던 거고.

4. 중견의 이용규는 정말 억울해서 잠도 못잘듯. 수 차례 기회도 있었고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지만 심판과 일본의 "치졸한 견재" 에 당했음. 내가 살다살다 슬라임마냥 움직이는 스트라이크 존과 니킥으로 헬멧 부수는 태그 어택을 국제경기 결승전에서 볼거라곤 상상도 못했음. 거 2000년 되기 전에 주자에게 무릎 가져다 댔다가 퇴장당한 MLB 선수도 있지 않았나?

5. 김태균, 추신수, 고영민. 도쿄돔에서 했다면 홈런 하나씩 넘겼음. 잘 쳤어.

6. 일본 선발 이와쿠마. 볼 끝도 좋고 유인구도 굉장. 대단한 투수긴 함. 그런데 과연 일장기가 아니라 태극기를 달고 던져도 그게 다 스트라이크였을까. 한국 투수에겐 안잡아준 공들 다 볼처리 하면 볼넷만 한 네개 나올텐데.그야말로 Star-like zone.
과연 오늘 스트라이크 노리던 슬라이더를 좀더 중앙쪽으로 던졌다 해도 한국 타선이 그렇게 봉쇄될수 있을까. 실제로 교체직전엔 그쪽으로 던진 공들이 절반은 맞았음.

7. 같은 로직에서 정현욱, 임창용도 피해자. 코너로 넣으면 안잡아 주니 맞춰잡는 코스로 무리하게 넣다가 맞은 게 몇개인지. 그것들 전부 파울 내지 범타로 처리하고, 안타 + 볼넷으로 출루율 따져보면 양팀 모두 출루율이 비슷해 짐.
전반적으로 좌우에 매우 엄격하고 상하로는 느슨한 스트라이크 존. 그나마 지난 경기들보다 좌우로 공 반개 쯤 박했고, 그나마도 회마다 은근히 들쭉날쭉해서 타자들도 투수들도 볼 고르느라 고생했음.

8. 2루심 이야기는...생략. 아슬아슬한 주루 플레이에서 오심 나오는게 없는 일도 아니고. 그나마 다리 잡아 끈 것도 편파판정 하자면 노아웃 선언할 수 있었음.


결론 : 9대 10, 혹은 9대 11 치고는 잘 싸웠다. 이제 리그에서 보자.

ps: 글 늦어진 이유 - 열받다 보니 진짜 열 나서 병원 다녀옴.

덧글

  • 식빵곰 2009/03/24 23:39 #

    5번에 이대호 추가요. 이대호 희생타는 넘어가는 줄 알았어요. 심판은 그냥 말이 안나오더라고요. 최악의 대진편성에 최악의 심판이라니....
  • Luthien 2009/03/27 00:00 #

    사실 좀 좁은 구장이면 바로 홈런인데 말입니다.
  • 번동아제 2009/03/24 23:54 #

    참 어렵게 "패배"했던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 Luthien 2009/03/27 00:00 #

    지기도 어렵더군요.
  • Spearhead 2009/03/25 00:11 #

    막판에 강민호가 강력하게 승부를 걸자고 사인을 보낼때는 철렁했습니다-_-;
    결국 지기는 했지만, 이번 게임은 뭔가 찝찝한 구석이 좀 있어서...
    이정도면 졌어도 잘 싸웠으니 훗날을 기약하자고 말하고 싶군요.
  • Luthien 2009/03/27 00:00 #

    거기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던데, 개인적으로는 틀린 선택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 paro1923 2009/03/25 05:07 # 삭제

    4강에서 홈인데도 못 챙겨먹은 미쿡이 제일 뭐같지 말입니다...
    왜 엄한 우리가 이런 황당한 시츄에이션을 당했는지도, 생각해 보면... (으윽)
  • Luthien 2009/03/27 00:00 #

    (휴)
  • Saulavee 2009/03/25 09:08 # 삭제

    " 영혼이 실리지 않은 공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해도 볼이다... "

    이런 심판이 있는 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에게 그깟 스트라이크존쯤이야!

    원래 영혼이 실린 공에게 좁아터진 스트라이크 존따위는 의미가 없는 겝니다
  • Luthien 2009/03/27 00:00 #

    그런가요;
  • 빠대 2009/03/25 16:25 # 삭제

    진짜 미국이 먹였건 일본이 먹였건, 돈 먹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꾸물꾸물한 경기였지. 하지만 끝까지 매너플레이해서 결국 명승부 만들었으니까 만족. 시합 보면서 한 세 번 열내고 두 번 울고 네 번 고함지른 듯...
  • Luthien 2009/03/27 00:00 #

    난 그렇게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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