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문제긴 합니다만 일단 사안이 사안이라 뉴스 벨리로 갑니다. (...)
1. 현재 쌍용자동차는 사실상 회생불능 상태라는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테니 생략합니다.
일각에선 차세대 신차인 C200님이 다 해주실거야- 같은 어디서 많이 들어본 레퍼토리로 "산업은행의 지원만 있다면 회생이 가능하다" 고 주장합니다만, 아쉽게도 C200 의 확인된 재원은 올해 하반기/내년 상반기에 연이어 출시될 경쟁차, 현대 투싼 후속 LM 이나 기아 스포티지 후속 SL 에 크게 뒤쳐지는 수준입니다.
로또에 비견되는 쌍용 특유의 들쑥날쑥한 조립품질과 중고차 판매시 감가상각비까지 고려할 경우, C200 이 쌍용 회생의 결정적 카드가 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다른 차종은 더 심합니다. 지난달 체어맨은 300대 판매를 오락가락 했고, 액티언은 250대를 가까스로 넘어섰습니다.
카이런과 액티언 스포츠도 마찬가지, 로디우스는 월 100대 판매가 버거운 실정입니다.
대리점 자체도 130개 이하로 줄었고, 홍보와 정비지원도 불확실한 상태. 거기에 경쟁력 약한 차량과 강력한 라이벌, 불황으로 위축된 소비심리까지. 사실 팔리는게 이상합니다.
2. 더 큰 문제는 꽤나 골치아픈 수익구조입니다.
쌍용의 전성기였던 90년대에 쌍용이 자랑하던 벤츠제 기술은, 일괄 기술사용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라 차량 판매수익의 일정 비율을 벤츠에 제공하는 형태로 들어왔습니다. 결국 벤츠에 제공할 부분을 떼고도 경쟁사와 대등한 수익을내기 위해서는 고가 판매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문제는 벤츠가 제공하는 1세대 이상 구형 기술들이, 국내에서 더이상 의미있는 성능상의 우세를 제공하지 못하게 되어 버렸다는 겁니다. (최근 나온 에쿠스가 체어맨 W 에 비해 딱히 떨어지는 부분이 있던가요?)
그렇다면 값어치를 하는 차가 아닌 가격만 비싼 차가 되어 버리지요.
쌍용도 이 악순환을 떨치기 위해 원가절감요소를 찾거나 독자적 핵심기술을 개발하긴 했습니다만... 쌍용차의 주 수입원인 체어맨 W 등은 구동계를 포함한 핵심 구성요소 다수가 여전히 벤츠제입니다.
동시에 벤츠제 파워트레인은 수출의 족쇄이기도 합니다. 벤츠가 금지하는 지역에는 아예 수출 자체가 불가능하고 (벤츠와 경쟁 가능한 시장의 원천 차단) 과거 이스타나는 동남아 수출을 위해 아예 벤츠 마크까지 달아야 했습니다.
3. 그렇다면 독자기술로 만든 차량들은 어떨까요. 아쉽게도 끝났습니다.
상해기차는 이미 2006년부터 여행차반제품기술양도계약을 채결해 핵심 기술을 야금야금 빼갔고, 현재 체어맨과 카이런의 카피 차량을 공공연히 테스트중입니다.
아마 조만간 쌍용은 수출시장에서 이 차량들과 경쟁하게 될겁니다.
어차피 국외 입장에서는 국적만 상이한 듣보잡 메이커.
중국제라면 꺼림찍 하지만 기본설계는 같고 가격은 더 쌉니다. 게다가 중국쪽 라인업에는 옛 로버를 개량한 차들이 즐비하군요.
과연 해외고객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요?
4. 부채규모니 뭐니 하는 이야기 대신 자동차 이야기를 잔뜩 늘어놓은 것은, 이미 문제가 회생자금이 오가는 상황을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지금 돈을 아~ 무리 쏟아부어도, 근본적인 라인업 전환이나 업체 자체의 성격 변화가 없다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입니다.
자동차 전문업체는 차를 팔아 수익을 내는 기업이고, 당연히 상품인 자동차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실패합니다.
결국 지속적으로 경쟁력 있는 차를 개발해 시장에 투입하고, 그 비용을 개발과 생산에 재투자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애초부터 글러먹었습니다. 당장 선순환을 일으킬 상품(차량)이 없고, 곧 나올 차량도 기대하기 어렵고. 기대를 걸 만한 시장이나 마땅한 수익모델도 없습니다.
5. 당연히 공기업화는 불가능합니다.
피고용자 입장에서야 고용안정성이 강화되니 적절하다고 보겠지만, 현재 쌍용의 형태를 유지하는 방식으로는 그냥 하루하루 세금먹는 벌레를 만들어 낼 뿐입니다.
관용차는 이미 생산업체 다 분할되어 있고, 군용차도 전문기업 있으니 관에서 생산차량을 흡수하는 방안을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고용안정을 위해 공기업화 시켜놓고 구조조정 할수 있을까요. 결국 정부도 (공기업이 된) 쌍용도 차츰차츰 말라죽을 뿐인 차악의 선택지입니다.
최악은? 죽게 내버려 두는 거지요. 불황기도 아닐 때, 삼성 상용차 라인 폐쇄로 대구에 불었던 광풍(...)을 생각하면, 쌍용급 기업의 몰락은 좀 심각한 문제입니다.
6. 그렇다고 쌍용을 외국 기업에 판매 후 체질개선을 시도하기...도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쌍용은 기술이나 생산성 면에서 경쟁력이 약한 업체이고, 따라서 기술적/생산적 기반이 취약한 업체가 아니라면 궃이 구매할 필요가 없습니다. 특히 생산량을 줄여나가야 하는 불황 중이라면 말입니다.
그리고- 2004년 이후 상해기차의 행보에서 보듯이, 이런 업체들은 대게 자신들에게 이득이 될만한 핵심적인 능력만을 노리는 하이에나일 가능성이 큽니다.
설령 그렇지 않다 해도,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시도할 경우 분명 감원이나 라인 축소 이야기가 나올겁니다. 과연 그걸 하청업체나 노조 측에서 보고만 있을까요?
따라서 러시아 솔레르즈 등과의 인수협상은...일견 매력적이지만 그다지 답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 교수님께서는 GM대우와 합병을 해야 한다고 하시는데, 당장 대우에서도 라인 하나 더 돌릴 능력이 없어서 절절 매고 있습니다. 될 리가 없습니다.
7. 일각에서는 전문업체로의 축소개편을 논하고 있습니다만, 이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당장 쌍용 자체가 SUV 전문기업 + 최고급차 라인을 가진 사실상의 전문기업이었으니 말입니다.
대형 자동차 업체가 풀 라인업을 구축하는 것은 자동차 전문기업으로서의 위신 문제도 있지만, 그 전에 모든 분야에서 수익을 창출해 시장의 판도에 관계없이 일정한 이득을 유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호황기에는 대형차 팔아 돈 만지고, 불황에는 소형차로 지갑 두께 유지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쌍용은 풀라인업을 구축하지 못한 상태에서 최근 디젤유가 급등의 치명타를 맞기도 했습니다.
글쎄요, 지금에 비해 규모를 반으로 줄이고 렉스턴이나 체어맨만 만들면 어찌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나마도 수익규모가 줄어 단독 최고급 기술 RnD 는 꿈도 꾸지 못할테니 벤츠에게 기술 빌려와야 할테고, 결국 악순환의 반복이로군요.
8.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그나마) 합리적인 방안은, 품질관리능력과 판매망을 정비하고 생산 및 판매 대행업체로 전환하는 겁니다. 일종의 파운더리 + 딜러랄까요.
독일의 소규모 업체인 카르만이 기아 스포티지 (구형) 의 유럽권 생산을 담당했는데, 그와 비슷한 경우라고 보면 될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도 동희오토가 기아의 모닝을 대행생산하고 있으니 선례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이런 업체는 환율이나 향후 국내 FTA 채결방향에 따라서는 적절한 수출차량 생산 대행 업체로 기능할수도 있고, 해외의 기업들이 한국의 강력한 관세장벽을 뚫고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만일 폭스바겐이 국내에서 제대로 현대와 붙어보고 싶다면, 쌍용을 통해 국내에서 골프를 생산/판매할수도 있다는 겁니다.
당장 22만대급의 체계화된 라인과 (수가 줄었다고는 해도) 100개 이상의 전국 대리점이라는 것은 절대 작은 규모가 아닙니다. 수주에 따라서는 충분히 일정한 수익률을 낼 수가 있습니다.
물론 현재와 같은 규모를 유지하기는 조금 어렵고...점차적인 축소는 각오해야 할겁니다.
특히 독자적인 개발 능력은 사실상 와해될테고요. 이래저래 강한 반동은 각오해야 할 방법입니다.
9. 길게 떠들었습니다만. 결국 결론은 하나입니다. 이대로는 다 죽는다는 것.



덧글
저는 이러나 저러나 돈만 끝없이 퍼먹을 거 좀 아파도 빨리 도려내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래도 조립공장으로 명을 잇는다고 해도 적어도 1/3 이상의 감원과 부품업체들의 연쇄 도산은 어쩔 수 없을듯...
그리고 감원만이 대안이 될 수도 없고요.
하지만 캐리어정도로도 어림없다는게(..)
남의 밥그릇 가지고 뭐라고 하는 건 조심스러워야겠지만 남의 밥그릇 유지를 위해서 내 밥그릇의 밥(세금)을 퍼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할 말은 분명히 있는지라....
(사족이지만 대우차가 독자모델 없어서 빌빌거릴 때 그나마 버티게 해 준게 그 유명한 "요즘 대우자동차 서비스 받아보셨습니까? 이제 저녁에 맡기고 아침에 찾아가십시오" 였죠... )
그보다는 한국에서의 고용보장에 흔히 동반되는 "막장행태의 통제불능" 이 더 큰 문제라고 봅니다. 까놓고 말해 짤릴 염려가 없으니 밤새도록 술처먹고 지맘대로 조립해도 못 짜르고 월급은 꼬박꼬박 뜯어가는 쓰레기들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니까요... 라인 대부분이 성실하다고 해도 그런 자들이 일부만 있으면 전체 근로의욕이 떨어지게 됩니다.
특히나 자리가 많이 나는 제조업+공기업이라니...그런 끔찍한 직장이 따로 없을겁니다;
더욱이 노동불만을 잠재우기위해 노조를 '고용'하는 우리나라라면 더더욱...(쏠린다)
그리고 현재 공기업화 시도는 ㅡ자 나사에 들이댄 십자 드라이버 같아 보입니다. (...)
사대강 살리기 같은 삽질은 저도 싫습니다만, 경우가 다르달까요.
GM이 자꾸 생각나는건 왜일까요.(걔들은 그래도 기술은 있으니 GM이 비교당한 불쌍한건가...)
뭐 그냥 킬해서 세금절약 하자는 분도 계신데 솔직히 그냥 킬해버리는게 과연 살려두는 것보다 돈이 덜 들 것인지는 의문이고(그냥 바로 청산하면 공기업화 시키는 것만큼이나 사회적 비용이 들게 너무 뻔한데..)
현실적으로 제일 유망한 대안은 쌍용차가 기술력 있다고 사기 (........) 를 치고 돈은 많은데 아직 후달리는 회사나 갑부한테 "오 우리도 세계 5대 자동차 선진국의 메이커를 가지게 되었다능!" 하면서 팔리는게 가장 유력해 보입니다. 가카의 통치방향에도 맞고, 선례도 있고, 사기도 치기 쉽고 (...)
상대가 우리측보다 멍청하다고 가정하고 들어가는 건 패가망신의 지름길.....
...루뎅님의 방안처럼 사태를 생각하는 정책 결정자가 있을지도 의심스럽고.
대중이가 상하이차에 당한 거 보면서 배운 거 없나?
"가능성은 높은데 가장 최악인 시나리오" 정도로 표현하지요.
해외판매가 말이 쉽지...
이미 털릴 놈들은 다 털렸음.
솔직히 답이 없죠. 캐리어 두 부대 가야죠. 커세어는 웹 깔고 아비터는 얼음땡.
시방 이 상황은 캐리어 한 부대가 락다운 걸리고 빨콩 뜬 상황인데 아비터가 얼리면 답은 있어. 그러니까 핵 떨어지기 전까지 업그레이드하고 아비터 뽑고 마나 채워서 이동까지 한 다음 스테이시스 필드 쓰면 됩니다. 쉽죠?
하튼 참 공기업화가 추진된다면 준독점기업 현기차+ US GovernmentM 대우 + 회장님 사나이 로망(SM)+ 공기업 쌍용...
의 아름다운 업계현황도를 그리는게 가능하겠군요.
쌍용들어가고 나서 얼마후부터 조금씩 이직 준비를 하더니,
이번에 가망없다면서, 기회있을때 떠난다고 하더군요.
그 친구 말로는 현재 정리해고 대상에서 더 짜르고,
그 남은 인력으로 그동안 생산하던 수준을 이루어야 살길이 생기다더군요.
(현대가 선진국업체에 비해 생산성이 낮다지만,
쌍용차에 비하면 고효율 업체였다는군요. 이럴정도니 뭐..)
정답은 2중의 하나, 죽이거나, 아니면 현재 사람들 다 짜르고 살리거나.
회사 방향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는게 상기 포스팅의 내용이니까요.
정부도 이거 떠안았다간 무슨 폭탄이 될 지 모르니...아마도 그냥 내버려둘 것 같습니다.
쌍용차 자체적으로 회생?...제품이 경쟁력을 잃어가는데 그게 가능할 것 같으면 이러고 있겠나요;
제 3의 인수대상 물색...살 사람 없을겁니다. 그나마 있던 기술력은 다 유출됐지, 상품성 떨어지지...누가 이거 사려고 하겠나요?
결론은 그냥 쌍용차가 망하는 걸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블랙홀 만들진 말아야지요.
유럽쪽 자동차 회사랑 도요타랑 혼다...는 지금도 넘쳐나는지라 제끼는게 정답일듯 싶지만 제일 가망성 없는 시나리오인지라 쓰는것도 버거운듯 -____-
청산으로 가야 할듯... 쌍용차의 경쟁력이 없다는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이 불황에 쌍용이 유지되려면 결국 매각인데...
지금 쌍용같은 듣보잡 기업보다 역사와 전통 기술을 자랑했던 메이커들도 죄다 망하는 시대에 쌍용같은 듣보잡이 살아남을까요?
그리고 저런 좋은 메이커들 냅두고 쌍용같은 듣보잡을 미쳤다고 누가 인수하나요...
그냥 청산외엔 대안이 없습니다.
뭐 이명박 입장에서는 최악이겠죠. 실업자들이 쏟아질테니까..
그래서 이명박과 김문수가 삼성보고 쌍용차 좀.... 이런 말을 한거구요. (물론 삼성이 주화입마 당할 생각은 없으니 당연히 거절했지만요.. ㅡㅡ;)
쌍용차 노조의 주된 주장은 설계도 떡밥인데.. 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바로 한다고..
만약 현대가 벤츠차 설계도를 입수했다고 칩시다.
그럼 현대가 벤츠차와 100% 똑같은 성능의 차를 만들까요? NEVER! 불가능하죠..
물론 겉모습은 어찌 어찌 배낄수 있죠. 하지만 설계도만 있음 모하나요.
그런 차를 만들 실력이 없는데 쌍하이도 매한가지죠.
설계도만 가지고 똑같은 차(그것도 성능이 똑같다면) 아예 상하이가 이미 그 정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말 외에 더 되나요?
그냥 쌍용차 노조가 괜히 상하이에게 더 책임을 묻기 위해 그런 떡밥을 뿌리는 거죠.
어차피 보쉬 부품 델파이 핵심기술 같은 것은 전 세계 누구나 다 만집니다.
문제는 "이윤을 낼 수 있는 가격에 생산해 내는 것" 과 "QC" 입니다.
자동차 업체의 진짜 기술은 이 분야지요. 그리고 상해기차가 그걸 빼 가긴 했습니다. :(
제가 전에 신문 본적 있는데 실상 쌍용차는 죽어나가지만 정부 당국자는 느긋하더라고요.
이유인 즉슨..
"현대차가 망하는 것도 아니고 시장점유율 2% 미만 기업인데 그리고 울 나라 자동차 부품업체가 쌍용만 공급하는게 아니고 현대차같은 회사가 망하는 것도 아닌 이상 별 걱정 없다"라고 한 신문기사를 본적 있더라고요.
정부 당국자 말이 맞죠. 사실 쌍용은 시장점유율도 낮아서(설령 쌍용차에 공급하는 회사가 많다 하더라도 다른 회사에 공급하는 부품업체에 비하면 일부인건 사실이니까요. 게다가 공급하는 부품회사중에 쌍용에 100%의지하는 회사는 거의 없을테고요.) 뭐 실업자가 쏟아진다는 점에서 정부가 우려할 일이지 그거 가지고 나라 망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가뜩이나 경제도 안 좋은데 실업자가 쏟아진다면 현정부가 좋아할리는 없죠.
2009/11/25 03:13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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