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밥그릇 건드리지 말라능 ver. 정보기관 옛것뭉치

모사드 초대 국장이 되기 위해 해야 할 일들 에서 잠깐 언급했던 "뒤로 가면 더 심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약간 오버해 쓰긴 했지만 사실관계가 사라지거나 덧붙여진 건 없습니다)

이스라엘 독 립후 민병대인 하가나 소속의 정보부는 세 갈래로 나뉘어 정부 공식기관이 됩니다.
그 중 하나가 외무부 정치국...인데, 전신이었던 하가나 정보부나 유대기관 정치국 부터가 1차 중동전때 주변국 밀고 들어올 규모도 제대로 파악 못하던 곳이다 보니 잉여력이 퍽 강한 편이었습니다.
문제는 얘들이 대외 정보 수집 및 막후 외교협상 같은 걸 담당하는 부서라는 점.
그것도 모자라서 총리부 산하 정보실과 임무영역 자체가 겹쳐버리는 문제까지 터졌습니다.
결국 1년도 버티지 못한 (...) 못한 벤구리온 총리는 루벤 실로아를 불러 총리부와 외무부 간에 정보기관 업무를 조율하는 조정국을 신설하라고 지시합니다. 실로아 정도 되면 유대기관 시절부터 업무능력도 인정받았고, 정치국의 자문위원도 맡았으니 나름 적임이라고 생각했던 것.
...그런데 이게 단단히 빗나갑니다.

정치국 애들이 "우리 밥그릇 뺏으려는 거냐!" 며 업무협조를 거부한 겁니다.

그렇잖아도 눈 밖에 난 놈들 주제에 말이죠. (...)
실로아가 이리저리 뛰어다녀도 사태가 호전되지 않자, 결국 총리실에서는 따로 두면 투닥거리기나 하는 놈들을"모두 통합하라!" 는 지시를 내립니다.
물론 그럭저럭 잘 돌아가던 총리부 산하 특무국과 잉여의 상징 정치국이 같은 레벨로 통합될 수는 없는 일, 잉여의 상징 정치국이 조정국과 함께 특무국에 통합되는 형태로 일을 추진하라는 구체적인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이런 "사형선고" 에 대해 정치국 직원들은...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건물 점거농성을 벌이다

정부가 진압을 시도하자

기밀 문서들을 불태우며

저항했습니다...(...)




...참고로 다시 말씀 드립니다만, 얘들 엄연히 정보기관입니다.
그야말로 밥그릇 앞에 국익이고 애국심이고 없다는 걸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랄까요.
이후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은 실로아와 서류덕후  신임 국장 하렐 등은 정치국 요원들을 "전부 잘라버리고" 총리실 중심 정보기관을 구성했는데...이게 모사드입니다. (먼산)
 
모사드가 요원 뽑을 때마다 몇년 씩 프로필을 집요하게 분석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이런 과거 때문이라나요 뭐라나요.



덧글

  • unmp07 2010/02/20 16:28 #

    기밀문서들을 불태우며(...)
  • Luthien 2010/02/21 11:16 #

    활활활...
  • 유진 로 2010/02/20 16:39 #

    과연 관료는 대단해(...)
  • Luthien 2010/02/21 11:16 #

    밥그릇 싸움은 무적이야.
  • 계란소년 2010/02/20 16:49 #

  • 긁적 2010/02/20 19:28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아아아아아악. 너무 싱크로율이 높아요! 배꼽이 폭주했습니다.
  • Luthien 2010/02/21 11:16 #

    그러다 1년만에 기관 해체...
  • 네비아찌 2010/02/20 17:09 #

    천하의 이스라엘도 저 당시에는 '제3세계의 신생 독립국' 수준을 면하지 못했군요^^;
  • Luthien 2010/02/21 11:16 #

    그 이하였죠. 주변이 워낙 한심해서 살아남은 거지...
  • 凡人Suu 2010/02/20 17:27 #

    저런 망조가 오래 가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 안타까워해야 할지 모르겠군요.(=ㅅ=...)
  • Luthien 2010/02/21 11:17 #

    글쎄요, 개그소재가 나온다는 점에선 반반인듯 합니다만...
  • paro1923 2010/02/20 18:24 # 삭제

    저런 막장들을 수습해가면서 오늘날의 이스라엘의 '신기루'를 쌓아올린 사람들에게
    그저 찬사를 보냅니다. 정말정말 유능한 인재들이군요. (......)
  • Luthien 2010/02/21 11:17 #

    사실 병신력 대결이라는 요소가 꽤 작용했던지라...
  • blakparade 2010/02/20 18:49 #

    천재다...기밀문서를 불태우다니...;;
  • Luthien 2010/02/21 11:18 #

    天災죠...
  • 행인1 2010/02/20 18:55 #

    모사드 탄생 비화로군요...
  • Luthien 2010/02/21 11:18 #

  • 오토군 2010/02/20 19:12 #

    저동네도 나름 패치가 필요한 동네입니다.(...)
  • Luthien 2010/02/21 11:18 #

    49년에 패치했습니다
  • 소시민 2010/02/20 19:25 #

    유대의 기상이로군요 (...)
  • Luthien 2010/02/21 11:18 #

    관료의 기상입니다
  • 긁적 2010/02/20 19:27 #

    기밀문서를 불태우다니...;;;
  • Luthien 2010/02/21 11:18 #

    기밀을 관리하는 부서 주제에 말이죠...
  • 다즐링 2010/02/20 20:18 #

    기밀문서를 불태우는군요(...) 역시 밥그릇 앞에서는.....
  • Luthien 2010/02/21 11:18 #

    밥그릇 싸움은 역시 가볍게 볼 것이 아닙니다
  • 누렁별 2010/02/20 20:36 #

    오늘도 책상에 쌓인 요원 지원자 프로필을 읽고 계신 국장님... "얘 별로네." (휙)
  • Luthien 2010/02/21 11:18 #

    그렇게 어언 3년...
  • flower master 2010/02/20 20:53 #

    기밀문서를 태우다니 역시 이스라엘급 센스.
  • Luthien 2010/02/21 11:19 #

    요즘은 그러지 않는 듯 합니다만...모르죠 (...)
  • 셰이크 2010/02/20 20:55 #

    강한 유대국가의 건설을 위해 모두 혼신의 힘을 다해야겠지만
    우리 밥줄은 유대국가보다 월등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 Luthien 2010/02/21 11:19 #

    그런데 국가가 사라지면 밥그릇도 사라지지 않을까요 (...)
  • ZeX 2010/02/20 21:59 #

    사실 당시 정치국 직원들은 아랍 진영에서 몰래 들여보낸 스파이들이었다든가 (...)
  • Luthien 2010/02/21 11:19 #

    당시에 주변국에 그정도로 머리 돌아가는건 압둘라 뿐입니다
  • sine se 2010/02/21 00:16 #

    머 멋있다 (.......)
  • Luthien 2010/02/21 11:19 #

    굉장하죠. 여러가지 의미로.
  • 로리 2010/02/21 01:30 #

    과연 저런 기상이 지금의 이스라엘을 만든 거군요...
  • Luthien 2010/02/21 11:19 #

    예. (...)
  • ENCZEL 2010/02/21 10:08 #

    저...저거시 이스라엘판 분서갱유!!! (응?)
  • Luthien 2010/02/21 11:20 #

    뭔가 다른 것 같기도 합니다만...
  • 들꽃향기 2010/02/22 03:14 #

    역시 밥그릇 앞에서는 시오니즘이고 애국심이고 소용없군요. ㄷㄷ 그나저나 저 양반들 나중에 짤리고 이스라엘 사회에서 따당하진 않았을지 궁금하네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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