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파편이 없을까. 탄약뭉치

스토크스 법칙: 알고 써먹어야지에 접붙이기.

통상적으로 폭발물엔 Net Explosive Weight 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줄여서 NET라고 하는데... 간단히 탄 중량 가운데 폭발물이 차지하는 중량, 즉 순수 폭약량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당연히 총 중량에서 NET를 뺀 나머지 무게는 폭발시 파편을 형성시키는 탄체의 중량이 됩니다.
일단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자면...군에서 누구나 집어던지게 하는 수류탄의 경우 중량은 260g. 순폭약량은 62g 입니다. 24% 도 안되네요.
조금 덩치가 커져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155mm 포탄의 경우 중량이 45kg 전후인데, 내부 장약은 14kg 을 겨우 넘깁니다.
이렇게 순폭약량이 50% 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유는 폭약의 비중이 탄체를 구성하는 금속의 비중보다 낮다...즉 부피가 같을 경우 폭약쪽의 무게가 더 가볍다는 이유도 있습니다만, 그보다는 위력을 위한 선택이라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기본적으로 폭발형 탄의 위력을 결정짓는 것은 파편의 중량과 속도, 비산범위기 때문입니다.
폭약이 아무리 많아 봐야 충분한 파편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폭약의 폭발은 비교적 그 작용범위가 좁은 충격파와 폭풍으로 에너지를 소모하게 됩니다.
아공간에서 파편을 소환하지 않는 한 파편의 양은 폭발로 세열되는 탄체의 질량을 절대 넘어설수 없습니다. 그러니 최대한 많은 파편을 얻기 위해서 비교적 일정한 비율을 지키는 거죠.

그러면 물속은 어떨까요.
물속에서 쓰이는 무기들의 경우 대기권 중에서 사용되는 탄과 달리 위력의 차이를 결정짓는 요소는 충격파와 폭발시 가스의 생성 속도, 그리고 가스의 양입니다. 따라서 재원표상에 탄두중량이 동일하게 나온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폭약의 중량은 수중 병기 쪽이 훨씬 많습니다.
어뢰들의 경우 500lb 의 탄두라면 450~480lb 이상이 순폭약량입니다. 즉 어뢰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지구조물과 외피를 제외하면 파편을 형성시킬 요소가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파편의 양은 세열되는 탄체의 질량을 넘지 못합니다.
즉 어뢰에서 실질적으로 파편을 형성시킬 요소는 직경 533mm, 길이 80cm 내외에 두께 5mm 내외의 알루미늄, 혹은 복합재 구조물 뿐입니다.
(탄두 전/후의 탐지/유도부나 추진부는 세열이 아니라 변형 몇 해체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흡수하기 때문에 파편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습니다)
특히 알루미늄이나 복합제의 낮은 비중과 얇은 구조물의 특성 상 파편 전달의 제 1 조건인 큰 질량과 작은 저항을 충족시키기 어렵고, 비교적 큰 파편도 넓은 면적으로 인해 쇼크웨이브의 확산과 저항으로 변형-분해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커다란 유체-기체간 강판에 갈려나간다고 이야기하면 이해하기 쉬우실 듯.
파편의 저항과 감속 문제는 다른 분들이 지적하셨으니 생략.

즉, 파편잔여량 추산시 반드시 고려에 넣어야 할 파편의 밀도도, 형상도, 질량도, 초기 감속도도 모두 "파편이 많이 남아야 한다" 는 링크의 링크 원문의 주장에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거리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존재 가능한 파편의 절대량이 모자라고, 도달 가능한 파편의 양은 더 부족한 겁니다.
당연히 금속을 관통해 잔존하거나 관통흔을 남길 만한 운동에너지를 지닌 파편은 극히 소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이유로 수중에서 파편을 수거할 수 있는 것은 탄두부가 아닌 변형/파쇄된 어뢰 등의 잔여물로 제한됩니다.
(단순 음파탐지기인 소나로 파편의 위치를 파악하길 기대하는 건 현재 기술론 있을 수도 없는 이야기고...)

이상 국회질의에서 "어뢰탄두는 파편 별로 없다" 발언을 최대한 늘여 써 봤습니다. (...)
최대한 쉽게 쓰려고 하긴 했는데, 해당분야 생소하신 분들께도 이해가 되려나 모르겠네요.

ps: 다른 부분은 더 쓰려다 일단 대기. 이쪽은 대체 어디부터 설명을 해야 할지 난감...


덧글

  • H-Modeler 2010/05/28 13:30 #

    .....덤으로 포탄같은 경우는 포탄 외피가 발사순간 작약이 터지는걸 버틸만큼 두꺼워야(좀 거칠게 표현하면 양이 많아야) 하지만, 어뢰 탄두의 외피는 그럴 필요가 읍다는거도 있지 않겠삼?
  • 바이칼 2010/05/28 13:45 #

    포탄의 경우 약실 및 강내 탄도에서의 고압에다가 중간탄도에서의 변형이라는 가혹한 환경에서 버티기 위한것도 좀 있지. 박격포탄하고 유탄포 포탄 차이 비교해보면 알자나.
  • H-Modeler 2010/05/28 13:55 #

    아, 하려고 한게 바로 그얘기. 강내압력은 깜박했심.[....]
  • Luthien 2010/05/29 11:18 #

    일단 포탄 설명하려는 포스팅이 아닌 관계로.
  • 문제중년 2010/05/29 12:53 #

    포탄의 외피 두께와 질량은 기본적인 정도(발사압등)를 제외하고
    본다면 무엇보다 파편을 얼마나 만들어내고 그 포탄이 얼마나 단
    단한 목표에 쳐박히냐에 따라 입니다.

    가령 항공용 폭탄에서 영국식으로 철갑(AP)와 일반(GP),
    HC의 폭약 질량비나 한시대전 전함 함포용 포탄들의 실망
    스러울 정도의 폭약량이 좋은 예가 될 겁니다.

    고로 파편 효과 바라지도 무슨 관통 효과 바라지도 않는 어
    뢰에서 파편이 왜 지나치게 적게 나오냐고 따져봐야 답없다는
    소리죠.
  • 위장효과 2010/05/28 14:10 #

    그런데도 아직 "수류탄에서도 파편이 그렇게 나오는데 몇 배 무거운 어뢰에서 왜 파편이 안나와!" 하는 분들이 옆에 많습니다...
  • 쿠라사다 2010/05/28 14:23 #

    애초에 수류탄의 파편이라는 게 대인 살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일부러 퍼져나가도록 가공한 것이라는 사실도 간과하고 있지요.
    그런 의미에서 대인용(...) 어뢰가 개발된다면 그때나 파편의 양이
    유의미한 요인이 되려나요? ;;
  • Luthien 2010/05/29 11:19 #

    그냥 10분 정도만 생각해보면 간단한 일인데 말입니다 + 대인용 어뢰 같은건 나올 일 없겠죠. 나온다 해도 수중 대인 살상용이라면 충격파가 더 유효한 수단입니다.
  • 누렁별 2010/05/28 15:18 #

    추진부만 건진 게 당연하겠군요.
  • Luthien 2010/05/29 11:19 #

    그것도 마냥 당연하지는 않습니다. 추진부도 왠만하면 분쇄되어야 할 환경이라...
  • 알츠마리 2010/05/28 18:50 #

    이해.(응?)
  • Luthien 2010/05/29 11:20 #

    냐옹.
  • 지오닉 2010/05/29 01:49 #

    문외한이 제가 이해가 되는 것 같으니 다들 이해가 되실 듯
  • Luthien 2010/05/29 11:20 #

    다행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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