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의 검은 삼연성 옛것뭉치


3차 중동전쟁 당시 요르단의 공군 전력은 심각할 정도로 취약했다.
가용 전력은 50년대 영국에서 개발된 아음속 제트기인 호커 헌터 뿐이었으며 그 규모도 24대에 불과했다.
따라서 이집트와 시리아를 격파한 이스라엘 공군이 요르단 폭격에 나서자 요르단 공군은 가용 기체 보존을 위해 폭격에서 살아남은 14대의 항공기를 이라크로 도피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개전 사흘 차인 7일. 이스라엘의 수도 텔 아비브를 폭격하기 위해 출격한 이라크 공군의 Tu-16 폭격기가 공중에서 우왕좌왕하다 엉뚱한 곳에 폭탄을 떨구는 사태가 벌어지자 (그나마도 도망가다 격추당했다 T-T) 여유가 남아 돌게 된 이스라엘 공군은 Tu-16의 침투를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이라크의 공군기지를 폭격하기로 했다.
이라크 본토는 상당히 먼 곳에 있었기 때문에, 장거리 폭격기가 없는 이스라엘이 전투기를 통해 폭격할 수 있는 이라크의 공군기지는 하바니아 인근 사막에 위치한 H-3 뿐이었다.
이집트와 시리아를 폭격하며 자신감을 붙인 이스라엘 공군은 방공망이 빈약한 H-3 를 간단히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바투르 경 폭격기와 이를 호위하는 미라지 III, 미스테르 전투기 편대를 출격시켰다.
이 공격으로 H-3 에 배치된 9대의 Mig-21 과 4대의 헌터, 2대의 수송기 등 다수의 이라크 전투기들이 지상에서 파괴당했다.

하지만 이라크로-즉 H3 로 도피해 있던 요르단의 호커 헌터들은 이라크의 터번 바보들처럼 앉아서 공격을 당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폭격이 진행되는 동안 적어도 세 대의 요르단 헌터들이 이륙했으며, 이 헌터들은 아음속과 초음속이라는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을 무시한 채 이스라엘 편대에 파고들었다.
이스라엘 전투기의 약점을 철저하게 학습하고 호커 헌터를 수족처럼 다루는 요르단의 검은 삼연성 파일럿들은 적어도 세 대의 미스텔과 미라지 한 두대를 포함한 9대의 적기를 격추시켰다.
특히 편대를 지휘한 어느 대위는 단독으로 1대의 미라지와 2대의 미스텔, 1대의 바투르를 잡아내는 신기를 선보였고 한대만 더 잡으면 에이스 요르단의 후세인 국왕은 전쟁이 끝난 뒤 패전으로 침울해진 아랍 정상들을 상대로 이 전과를 신나게 자랑하고 다닐 수 있었다.
만약 요르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요르단의 검은 삼연성이 거둔 성과는 3차 중동전 당시 이스라엘 공군이 단일작전에서 입은 가장 큰 피해일 것이다.

이스라엘은 H-3 공격과 그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에 대해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지만, 공군 사령관 모티 호드는 종전 이후 "요르단군은 우리와 공중에서 겨룬 적 가운데 최고의 상대였다" 며 요르단 공군과의 교전이 그리 쉽지 않았음을 애둘러 인정했다.
참고로 이라크는 전쟁 종료 시점에서 두 명의 이스라엘군 포로를 잡았는데, 이 두 명은 모두 공군장교였고 하바니아 인근에서 체포당했다나 뭐라나... (...)

결론 : 과연 에어 조던요르단




덧글

  • 긁적 2011/06/27 05:27 #

    아. 넘을 수 없는 벽을 넘기 위해 사투하는 인간이란 언제나 멋지죠. 잘 읽었습니다.
  • 윤민혁 2011/06/27 06:35 #

    모티 호드는 모르데차이 호드라고 실명 제대로 써 주는 게 좋을듯.
  • Luthien 2011/06/27 07:35 #

    Mordechai 라고 쓰지만 발음 모르데카이 아니었나?
    본문이야 원고 쓰던 거 각색한거라 모티 본명은 (여기엔 없는) 취임 시점에 나옴. 그냥 별명은 안 쓰는게 좋을라나.
  • 마즈 2011/06/27 07:58 #

    살아남은 호커헌터들의 복수군여;몇년후 이기종은 인도 파키스탄전에서 다시활약도했져
  • 네비아찌 2011/06/27 08:56 #

    요르단에 석유까지 나왔으면 어떤 군대를 만들었을지 흥미롭네요^^
  • maxi 2011/06/28 11:59 #

    석유가 안나와서 없는 살림 차리느라고 저렇게 되었을 가능성도..
  • Mavs 2011/06/29 02:35 # 삭제

    요르단에 석유가 있었으면 이란처럼 됐을 지도 모릅니다. 후세인 왕도 비행기 덕후 증세가 좀 있었으니...
  • 네비아찌 2011/06/29 08:51 #

    그러고보니 그렇군요!
  • Ya펭귄 2011/06/27 09:41 #

    맹구17에도 털리는 팬텀옹과 써드옹을 보는 듯한....
  • Mavs 2011/06/29 02:37 # 삭제

    팬텀과 서드는 17에겐 거의 털리지 않았습니다. MiG-21에겐 상대적으로 높은 피해를 입었지만요.
  • 붕어 2011/06/30 01:36 # 삭제

    실제 미그 17과 중고도이하 근접전을 할땐 팬텀조차도 승리가 보장되지 않습니다.
    저속시 기동성이 월등하고 2문의 기관포로 인해 미그 17가 승리할 확률이 높았고
    실제 베트남이 자랑하던 에이스가 동 기종으로 활약했습니다.
    단 일정 이상 고속이 되면 구식 조종장치가 거의 먹통이 되고 팬텀은 언제나 속도
    를 통해 상황의 주도권을 쥘수 있었지요.

    참 미그 21은 기본적으로 최고급기로 아톨미사일에 의한 히트&런을 주로 사용해
    실제적으로 미군기와의 공중전을 회피했지요. 물론 뜻대로만 되진 않았지만요.
  • Mavs 2011/07/01 02:52 # 삭제

    그럴 수 있다와 실제로 그랬다는 별개의 문제죠. 롤링 선더가 시작된 65년 4월에 북베트남 공군은 성공적인 데뷔를 보였지만 1965년 5월부터 65년이 끝날 때까지 6대의 MiG-17이 격추된 반면 MiG-17들은 미국 전투기를 한 대도 격추하지 못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미국 항공기의 피해는 대부분 SAM에 의한 것이었죠. 66년이 되어 MiG-21이 실전에 투입된 뒤에야 다시 공중전이 활발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 붕어 2011/07/04 16:33 # 삭제

    실제 전투성과에 있어선 북베트남의 기본적 전술이 지상대공화망과의 협력이 주로
    이루어진 관계라 볼수있습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미그21은 주요자산으로 공중전을 회피하도록 운영되어
    억지로 미군이 팬텀을 써드로 위장시키는 수까지 동원할 정도였지요.

    더구나 저속기가 서드같는 경우엔 이야기가 달라지고 미군파일럿의 경험담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상대는 미그 17이지요. 물론 대부분 당하는 이야기지만 미그21은
    그나마 적극적으로 공중전에 나서는 경우가 없었지요. 미사일 뺑소니는 많아도.
  • 信念의鳥人 2011/06/27 11:22 #

    F-104도 있었죠.... 단 6대에 불과했지만요
  • Bluegazer 2011/06/27 13:42 #

    압둘라! 유수프! 제트 인샬라 어택을 건다!

    (...)
  • 라피에사쥬 2011/06/27 16:00 #

    그리고 시리아의 어느 파일럿은 수에즈 분쟁 등을 거쳐 정치에 뜻을 품고 시리아의 권력자로 등극하는데[..]
  • 곤충 2011/06/27 16:12 # 삭제

    역시 요르단! 요르단! 진짜 요르단은 중동막장중 그나마 얼마안되는 희망.orz
  • 라피에사쥬 2011/06/27 16:43 #

    여러면에서 주목받을만 하지만 희망은 아닙니다. 결국 이 동네에서 뭔가를 해내려면 그만한 국력이 있어야 되는데 요르단은 쌈박질은 잘해도 기본적으로 정치적 영향력과 인구, 자원, 영토 등이 빈약합니다.

    PS : 왠지 남말할 입장이 아닌것 같지만[..] 아 한국은 개념도 없나[..]
  • 행인1 2011/06/27 22:31 #

    요르단군은 정말 규모나 장비에 비해 훨씬 선전했군요. 물론 전체 전황은...;;;
  • 凡人Suu 2011/06/27 23:00 #

    훌륭하다, 훌륭하다! 요르단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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