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냥 피 끓는대로 설치면? 바로 푸쉬킨 꼴 납니다.
문제는 권총사격 자체가 그리 쉬운 기술이 아니란 겁니다.
속도와 정확도
퀵드로우에 가까운 권총 속사 자체는 과녁에다 대고 방아쇠 당기면 된다지만, 자신을 공격하려는 사람을 향해 정면에서 총을 겨누는 상황은 전장의 군인조차도 좀체로 겪기 어렵고요.
그래서 나온 결론은? 당연히 진짜 사람을 상대로 한 예습입니다.
그렇다고 어느적 사무라이들 마냥 지나가던 양민들을 상대로 빵야빵야 해봤다는 건 아니고, 권총결투 훈련을 전문으로 하는 간단한 클럽을 만든겁니다.
그 시초가 1905년 프랑스 파리에서 결성된 Club de Pistolet 입니다.

신사들의 안전을 위해 연습용 총에는 바스켓 그립이 들어갔고, 강화유리를 두 겹으로 두른 철제 헬멧과 (원래는 펜싱마스크였습니다마는) 두터운 가죽이 들어간 완충복을 갖춰야 했습니다.

명색이 총알이다 보니 이런 걸 사용하면서도 중상자는 종종 나온 모양입니다만...보호장구를 제대로 갖춘 신사들이라면 영 좋지 않은 곳에 치명타를 입는 등의 불상사를 겪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거 얼핏 보기에도 꽤 재미있습니다. 결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까지 호기심 겸사 한번 땡겨보고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덕택에 결투학교는 대히트, 프랑스의 원조도 몇 개 지점을 냈지만 아류들은 그보다 빨리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까지 지점을 차렸다고 합니다.
결투학교 자체는 얼마 지나지 않아 결투 금지라던가 이런 저런 문제로 묶이며 사장되었습니다.
그래도 방호구와 연식탄의 조합이라는 개념은 현대 페인트볼 게임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직접적 후신은 아니더래도 옛 선조 정도는 되겠네요.
덧글
싸움기술을 그저 친척이나 단순한 인맥에게서만 배웠을 리는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