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투학교 옛것뭉치


권총결투가 상식이던 19세기 말-20세기 초의 신사들은 자존심과 위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탁월한 사격술을 갖춰야 했습니다.
그냥 피 끓는대로 설치면? 바로 푸쉬킨 꼴 납니다.
문제는 권총사격 자체가 그리 쉬운 기술이 아니란 겁니다.
속도와 정확도 그리고 우아한 폼 모두를 한 데 묶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평소부터 부단한 연습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퀵드로우에 가까운 권총 속사 자체는 과녁에다 대고 방아쇠 당기면 된다지만, 자신을 공격하려는 사람을 향해 정면에서 총을 겨누는 상황은 전장의 군인조차도 좀체로 겪기 어렵고요.
그래서 나온 결론은? 당연히 진짜 사람을 상대로 한 예습입니다.
그렇다고 어느적 사무라이들 마냥 지나가던 양민들을 상대로 빵야빵야 해봤다는 건 아니고, 권총결투 훈련을 전문으로 하는 간단한 클럽을 만든겁니다.
그 시초가 1905년 프랑스 파리에서 결성된 Club de Pistolet 입니다.
물론 신사들이 결투의 비법을 체득하기 위해 모이는 곳에서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지상전의 승리자가 될때까지 사람을 쏴 죽여서 최후의 한 명이 면허개전 피스톨 마이스터 킹 오브 하트 같은게 된다는 건 아닙니다.
신사들의 안전을 위해 연습용 총에는 바스켓 그립이 들어갔고, 강화유리를 두 겹으로 두른 철제 헬멧과 (원래는 펜싱마스크였습니다마는) 두터운 가죽이 들어간 완충복을 갖춰야 했습니다.

그래도 총알을 온전히 막을수는 없으니 납탄보다 훨씬 무른 왁스탄을 지급합니다.
명색이 총알이다 보니 이런 걸 사용하면서도 중상자는 종종 나온 모양입니다만...보호장구를 제대로 갖춘 신사들이라면 영 좋지 않은 곳에 치명타를 입는 등의 불상사를 겪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거 얼핏 보기에도 꽤 재미있습니다. 결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까지 호기심 겸사 한번 땡겨보고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덕택에 결투학교는 대히트, 프랑스의 원조도 몇 개 지점을 냈지만 아류들은 그보다 빨리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까지 지점을 차렸다고 합니다.
결투학교 자체는 얼마 지나지 않아 결투 금지라던가 이런 저런 문제로 묶이며 사장되었습니다.
그래도 방호구와 연식탄의 조합이라는 개념은 현대 페인트볼 게임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직접적 후신은 아니더래도 옛 선조 정도는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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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피두언냐 2012/05/22 09:17 #

    과연 이거시 바로 신사의 소양!
  • 아무것도없어서죄송 2012/05/22 17:03 #

    우어어 저 시대에 저런게 있었군요.
  • paro1923 2012/05/22 23:57 # 삭제

    하긴, 생각해 보면 아무리 결투가 허용된 시기였다고 해도
    싸움기술을 그저 친척이나 단순한 인맥에게서만 배웠을 리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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