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주행 차량들이 도로를 달리는 날 : 이코노미스트 탈것뭉치



자동차 메이커들이 자동주행차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 다른 업계도 마찬가지다.

1세기 쯤 전에 대량생산된 자동차가 등장했을때 폭발적인 사업분야의 확장이 일어났다. 먼저 자동차 메이커와 다양한 제조사들이 일어났고 그에 맞춰 정비공장과 주유소, 딜러가 들어섰다. 그리고 자동차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관련산업들이 들어섰다. 주차장, 모텔, 교외 쇼핑센터 등이다.
자동차가 통근수단이 되면서 교외 주택지가 확대되었고 선견지명이 있는 주택업체와 토지소유자들은 엄청난 소득을 올렸다.
도로건설사업은 일반적인 건축사업의 규모를 넘어섰고 반대로 대장간이나 편자, 채찍을 생산하는 공장은 문을 닫아야 했다.
미국 내에서 말과 노새의 수는 1915년 2600만 마리에서 1960년 300만마리까지 줄어들었고, 수송수단으로서 주력의 위치를 상실했다.

사회에 큰 영향을 주는 자동차 혁명.

그리고 지금 새로운 자동차 업계의 혁명이 준비되고 있다. 바로 자동주행차량들이다.
자동주행차가 언제 실용화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자동주행차를 개발해 시험주행단계에 도달한 구글은 10년 후 실용화를 예상하고 있지만 그 이상이 걸릴거라는 전망도 얼마든 있다.
KPMG 와 미시간 오토모티브 리서치의 보고서는 (언제일지는 몰라도) "그날은 사람들의 생각보다 빨리 올 것" (예언서냐!) 이라고 말한다. 만약 자동주행차량이 현실에 등장한다면 이 사업은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사회 전반에 매우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한번 상상해보자, 일단 자동주행차량의 등장은 자동차 산업을 침체에서 구해줄지도 모른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스마트폰에 마음을 빼앗긴 최근 세대들이 그들의 부모들처럼 자동차면허를 취득하고 차를 구입하지 않는데 위기감을 느껴 왔다.
그들의 가장 큰 우려는 오랫동안 이어진 자동차에 대한 문화적 열의가 식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자동차 학원에 다니고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하는 수고와 비용에서 해방된다면 현 세대도 자동차에 대한 인식을 달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동차 업계가 우려하는 또 하나의 문제점은 정체가 심한 도심에서 자동차 사용이 한계에 도달했다는데 있다.
그러나 차간거리를 좁히고 교통량 통제에 최적화가 가능한 자동주행차량의 등장은 기존 도로의 교통량을 확대시켜줄 유력한 수단이다.
그리고 탑승자를 목적지에서 내린 뒤 주차지나 탑승지, 그 시각을 모두 지정할 수 있게 되어 주차장 부족 문제도 해소시킬 수 있다.

그리고 자동차에 대한 소유욕에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과시"의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많은 이들이 지금도 과시를 위한 고급차를 원하고 있다. 이런 구도가 유지된다면 자동차 메이커는 보다 패션브랜드에 가까운 정책을 채택하게 될지도 모른다.

자동주행차량이 원숙한 경지에 도달한다면 스티어링 휠이나 페달 등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동주행차량은 사실상 충돌 가능성을 제로에 가깝게 제어할 수 있어 (교통사고의 대부분은 인간의 실수가 원인이다, 다들 인정하지 않지만) 구조와 소재 면에서 경량화의 여지를 제공한다. 따라서 자동차 회사들의 신차 개발 부담이 줄어들어 모델 체인지 주기도 좀 더 빨라질 것이다.

이런 경향은 분명 새로운 것이며, 이런 생산분야에서 신규사업자는 기존업체들보다 신속하게 신세계에 적응할지도 모른다. 당연히 그 경향과 파급력은 모든 자동차 업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과거의 말 채찍 메이커의 길을 걷는 업체도 나올 수밖에 없다.

새로운 시대의 승자와 패자

전자기업, 소프트웨어 기업은 분명한 승자가 될 것이다. 그들은 자동주행 차량에 필요한 센서와 프로세서를 제공하며 "운전에서 자유로워진 운전자" 를 위한 차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라는 신규 수요의 혜택을 누릴 것이 분명하다.
버스회사는 고속도로에 자동주행버스를 투입해 자동주행차량, 혹은 철도와 본격적인 경쟁구도를 형성할지도 모른다. 각 도시를 순회하는 세일즈맨이나 여행객들은 자동화되고 보다 빈번히 움직이는 자동주행버스를 선호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지역별 숙박업소는 타격을 입게 된다.
택시와 탱크로리, 컨테이너 드라이버, 기타 운전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은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 아마도 택시회사와 랜터카 사업은 자동 교통 서비스 하나로 통합될지도 모른다.
GM 은 이미 시내 주행이 가능한 2인승 전기구동 자동주행차의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이 차는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지정한 시각과 위치에 자동으로 도착해 승객을 태운다.
슈퍼마켓이나 백화점, 쇼핑센터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이런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게 될지도 모른다.
자동주행 차량의 프로그램은 철저히 법을 지키도록 프로그래밍 될 것이며, 당연히 교통경찰과 주차관리인들 역시 과도기를 거쳐 사라질 운명이다. 주차장을 운영하는 지자체나 주차관리회사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을 수 밖에 없다.
자동차 보험업도 마찬가지다, 보험영업원들 역시 침몰선에서 빠나와야 한다.
미국에서는 교통사고로 연간 200만명이 병원 신세를 지는데 (일부는 장의사의 신세도 진다) 따라서 자동주행차량은 응급실과 정형외과 병동의 부담을 크게 줄여줄 것이다.
도로에서도 인간용 표지판, 신호등, 가드레일등의 수요가 급감할 것이며 이런 교통설비 전문 업체들은 직업을 잃거나 자동주행차량의 주행보조장비 제작으로 업종을 바꿀 수밖에 없다.
차가 마음대로 최적경로를 따라 움직이는 동안 통근자는 (대중교통처럼)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그것도 개인공간에서. 이는 보다 긴 통근 시간을 감수하게 할 것이며 교외의 주택지는 보다 멀리까지 늘어나 외곽 주택의 가격도 올라가게 된다.
그리고 자동주행 차량은 훌륭한 통학수단이기도 하다. 더 많은 주부들이 육아에서 두어시간을 돌려받게 되며 이는 노동시장이나 여가시장의 공급 확대로 이어진다.
음주음전을 금지하는 엄격한 법률들로 인해 사장되다시피 한 교외 주점들의 인기도 회복될지 모른다.
그 외에도 예상가능한 변화는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아마 그 이상의 변화도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미래는 의외로 빨리 다가온다

이런 말들을 모두 망상으로 치부할수도 있다. 그러나 자동주행 차량들은 이미 시장에 돌아다니고 있다. 자동조종장치는 이미 주차보조수단으로 양산차의 옵션이 된지 오래다. 운전자들도 이제 이런 기능이 편리하며 그럭저럭 믿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일부 보험회사는 아예 블랙박스 데이터를 제공하는 고객들에게 보험료 할인을 제공중인데, 자동차에 탑재된 컴퓨터의 사고방지 능력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게 된다면 자동운전모드가 표준으로 자리잡고 수동운전은 할증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항공사가 처음 국제선 정기운항을 실시한 것은 1919년, 인간이 동력의 힘으로 하늘을 날 수 있다는 라이트형제의 입증 이후 불과 16년만에 일어난 일이다.
자동주행차량의 등장으로 이익을 얻거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기업들에게 미래는 생각보다 빨리 다가올지도 모른다.



덧글

  • 아방가르드 2012/10/28 17:07 #

    일단 숙박업소들의 타격이 클거라는게 크게 와닿네요. 밤을 새서라도 차 시트에 몸을 뉘이고 그냥 집에 귀가하는게 더 나을수도 있으니..
  • Fedaykin 2012/10/28 17:24 #

    결국 이 문제는 사고율 문제랑 직결 되는데
    자율주행 차량의 점유율이 100%가 되지 않는 한 사고위험이 컨트롤이 안됩니다.
    기술적으로 중앙선 넘어서 쳐들어오는 미친 차량을 자동주행차량이 회피하기는 어려우니까요. 물론 사람도 그상황에선 잘 못피하지만 어쨌든 사고는 일어나죠.

    그리고 자동차 회사에서도 괜히 자율주행 달았다가 그게 사고라도 나면 또 어마어마하게 보상을 해줘야되고 하니까 서로들 꺼리죠.

    근데 이 모든걸 다 합쳐도 자율주행차량이 가져다 주는 이익이 훨씬 크니까 분명 그런쪽으로 변하긴 할겁니다. ㄷㄷㄷ
  • 제너럴마스터 2012/10/28 18:55 #

    근데 스마트도로를 쉽게 깔 수 있는 도시면 몰라도 교외쪽은 어렵지 않을까요?

    자동주행이더라도 스마트도로나 위성, 전파등의 서포트를 받아야 하는데 이미 인프라가 갖춰진 도시면 몰라도 인프라 까는데 시간많이 걸리는 교외쪽은 자동주행 정착이 꽤 오래걸릴겁니다.

    예를 들면 땅덩어리 넓은 미국만 해도 도시에서 나가면 휴대폰 전파도 안터지는 허허벌판인데요. 러시아는 말할것도 없고.

    아마 이번세기 동안은 자동주행을 채택해도 모든 자동차가 완전 자동주행으로 갈 확률은 낮다고 봅니다. 지금의 자동차도 인프라 제대로 갖춰져서야 쓸모있게 되었는데 자동주행 자동차는 말할것도 없지요.
  • 존다리안 2012/10/28 21:26 #

    어쩌면 차기 유망산업으로 새 일자리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자동주행 시스템이 도입될지도 모릅니다.
    뭣하면 자동주행 온/오프 가능하게 하면 되고요. 여객기도 착륙시에는 수동조종이지 않습니까?
  • 2012/10/29 01:2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사바욘의_단_울휀스 2012/10/29 11:10 #

    앞으론 버스 타는 기분으로 자가용을 타겠군요.
  • 지나가던과객 2012/10/29 13:13 # 삭제

    알카에다가 테러하기 쉬워졌다고 좋아하겠네요.
    제대로 해킹만 하면, 피해가 엄청나겠 늘어날테니 말입니다.
  • dkast 2012/10/30 00:00 # 삭제

    오 이런 글을 보다니 흥미롭네요.
    실제로 유사 기술들이 연구 중이고 부분적으로 상용화 단계입니다.
    저도 관련 시뮬레이션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 말씀드립니다.

    물론 윗분들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다양한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가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만,
    ITS와 차량 자체의 EMS를 통한 센싱을 통해 보완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당 분야에서 생각보다 많은 기술 발전이 있고 기술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 1030AM 2012/10/30 01:10 #

    "차가 마음대로 최적경로를 따라 움직이는 동안 통근자는 (대중교통처럼)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그것도 개인공간에서. 이는 보다 긴 통근 시간을 감수하게 할 것이며 ..."

    이거 상용화 되면 분명 출근길에 온라인 게임하는 놈이 있다는데 내 전재산과 손모가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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