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도 이 회사에 몇 년째 다니고 있지만 여전히 헷갈립니다, 빌어먹을."
테이트 모던(런던 뱅크사이드에 있는 현대미술관)의 스탭과 방문자들은 까다로운 언어학적 난제와 씨름할 위기에 놓였다. 동양에서 건너온 이 난해한 이름을 대체 어떻게 발음해야 할까?
한국에서 건너온 공룡급 자동차 회사는 이제 테이트 모던의 터빈 홀 갤러리를 후원하게 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잘못 발음하기 쉬운 회사 이름 중 하나로 미술 팬들에게 알려질 것이 분명하다.
올바른 발음을 중시하는 많은 저명인사들은 앞으로 터빈 홀 갤러리에서 찬조멘트 요청이 들어오는 걸 피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도 2015년 이후 11년 정도 말이다.
자사의 마케팅에서조차 이 회사는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몇년 전 슈퍼볼 CF 에서 BMW와 렉서스의 임원 (물론 가상이다) 이 짜증을 내며 한 업체의 이름을 연호했다. "현대" 라고 했지만 왠지 "선데이" 같이 들렸다. 당장 CF에서조차 대놓고 Like Sunday 라는 맨트를 던졌고.
그렇다면 정확한 발음은 뭘까?
답은 당신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BBC 프로덕션 유닛에서 한국어 발음 전문가로 재직중인 조 킴 (어디가 라스트네임일까요;) 은 이렇게 답했다.
"일단 완전한 오리지널 한국발음은 HYUN-day 에 가깝다. 여기서 Hy 발음은 크게, u 는 대충 건너뛰고 day 에서 -AY 에 강세가 들어가야 한다."
다함께 따라해 보자. 효ㅕㄴ-ㅐ. 어려워!
현대 UK 는 광고에서 좀 다른 발음을 쓴다. 대충 옮기자면 이런 식이다. (영국식 발음으로 읽어주세요)
high-UUN-digh. 여기서 또 -gh 는 높이, -uu 와 -igh 는 같은 선상에서 발음해야 한다. 이것이 현대 UK의 홍보담당자인 로라 킹이 발음하는 영국식 발음법이다.
그렇다, 또 다른 발음법이 있는 거다. 한국과 영국식 두 가지 발음만을 병기하기엔 글로벌 시장이 너무 넓다.
당장 현대의 최대 텃밭인 미국시장에서는 슈퍼볼 CF 와 같은 발음이 쓰인다. HUN-day. 여기서 -H 와 -u 에 특히 주의하자. 선데이처럼 발음하는 걸 잊지 말고.
그리고 같은 미국이라도 켈리포니아 딜러들이 쓰는 "스페인식 발음" 은 또 다르다. 이쪽에서 통용되는 이름은 Han-die 에 가깝다.
가장 골치아픈 문제는 이 "가이드라인" 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현대, 헌대, 횬다이, 효온대, 한대, 한ㄷ- 헌다이...
전부 이해가 되는가? 이건 악몽같던 Daewoo 의 발음과는 완전히 다른, 더 심각한 문제다!
덧글
저 수퍼볼 광고를 처음 봤을때 "그것도 아냐 이 ㅅㅋ들아!!!!!"를 TV화면에 외친 경력이 있습니다만......
뭐 그 정도 발음이면 양반이랄까............... 스파에서 류 발음도 "롸이유"라고밖에 못하는 인간들이니ㅋㅋㅋㅋㅋ
르노는 르나웃 벤츠는 벤즈라고 안하는거처럼 현대도 그냥 현대라고좀...
"야 레놀트라는 차가 뭐냐?" "야 그거 르노야" "뭣이??"
나름 차덕후라는 친구랑 있었던 대화내용입니다 ㅇㅇ;
미국에서는 셰브럴레이 (이마저도 힘들어서 다들 셰비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발음체계가 고자라서 시보레
한국에서는 그걸 따르다가 자체 표기인 쉐보레를 새로 만들고.. (외국어 발음규정상 사실 맞는 발음은 아니더군요;)
인도나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발음이 제각각일것같습...
걔들이 파리를 빠리라고는 해도 빠히라고는 안하잖슴.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빠리?" "빠히?" 해도 원어민은 "둘 다 아닌뎁쇼?" 라는........ㅋ
그들 언어의 발음구조상 표현하고 발음하기 애매한 발음이 있듯이, 우리들에게도 우리말의 발음구조상 표현하고 발음하기 애매한 발음이 있다는건 어쩔 수 없는 얘기에요ㅎ
하지만 "우" 발음이 우리 "우" 발음이 아니라, 철자에 w자가 들어간 만큼 "워"랑 "우" 사이라고 할 수 있는, 한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우" 발음이 됩니다ㅎㅎㅎ (물론 미국 얘기입니다. 다른 언어권에서는 또 어떻게 될짛ㅎㅎㅎㅎ)
삼성도 샘숭
그들 입장에서는 외국어니까요
PAICHAI UNIV. 던지고 갑니다. ㅋㅋㅋ
파이차이 유니벌시티 파잌하이 유니벌시티 ㅋㅋㅋ
KOREA UNIV. 이건 고대에서만 문제 되는 듯.... 교양 영어 시간에 '코랴 유니벌시티, 코리아 유니벌시티' 다 지적받는데요.... '고려 유니벌시티'가 모범 발음 ㅋㅋㅋㅋㅋ
서로 언어체계 다른 국가 쪽 명칭을 부르는 문제는 이미지 제고에도 영향을 미칠테고 말이죠.
"현대"라는 단어 자체가 쪽바리들이 만들어 주신 단어이니까..
---
양키들은 지멘스를 시멘스라고 읽고, 우리는 Bus를 버스로 읽고, coffee를 영국식으로 코페라고는 절대 안읽고 양키들처럼 커피 비스무레하게 읽고 있...
그러니까, 제 결론은 각 나라마다 '현대'를 다르게 읽어도 됩니다.
영어식으로 읽어도 되고, 독일식으로 읽어도 되고, 쪽바리식으로 읽어도 되고, 짱깨식으로 읽어도 됩니다.
가장 좋은 것이야 전세계에서 모두 현대를 현대라고 읽어주면 참 좋겠지만, 그건 이미 불가능하다고 판명난 사항입니다.
....국제화 시대에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요.